공공조형물 제작 | 올라퍼 엘리아슨 | 숨결의 지구 (Breathing Earth Sphere)

숨결의 지구 (Breathing Earth Sphere) 제작 과정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의 공공 조형물 "숨결의 지구(Breathing Earth Sphere)"는
전남 신안군 도초도에 설치된 직경 8m의 대형 구형 구조물입니다.
2년에 걸친 긴 작업 기간이 말해주듯, 이 프로젝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고난도 기술과 장인 정신이 요구되는 도전적인 작업이었습니다.
거푸집 제작 — 가장 까다로운 첫 번째 관문
이 작품의 핵심은 구형 콘크리트 쉘을 완성하기 위한 맞춤형 금속 거푸집 제작에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평면 구조물과 달리, 직경 8m의 완벽한 곡면을 구현하려면
내부 거푸집과 외부 거푸집을 각각 제작해야 했습니다.
각 패널은 불규칙한 다각형 형태로 정밀 가공되었으며, 조립 오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패널에 위치 번호를 마킹하는 모듈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완성된 거푸집은 도로 운송의 한계로 인해 분해 후 현장으로 이송되었고,
도초도 현장에서 재조립되었습니다. 레이저 측량 장비를 활용한 수시 점검을 통해
곡률과 치수 오차를 극한까지 줄이는 작업이 병행되었습니다.
콘크리트 타설 및 양생
거푸집 조립이 완료된 후, 구형 내부에 콘크리트를 균일하게 채우는 타설 작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진동기를 이용해 기포를 제거하며 빈틈 없이 충전했고,
타설 이후에는 28일 양생 기간 동안 온도와 습도를 철저히 관리했습니다.
특히 도서 지역의 외부 환경 변화에 대응해 보습포 처리와 임시 방풍막 설치가 이루어졌으며,
초기 7일간은 집중 관리 체계를 유지했습니다.
1,200장 용암석 타일 — 이 프로젝트 최고의 난제
거푸집 해체 후 드러난 다각형으로 구성된 콘크리트 곡면 위에,
약 1,200장의 용암석 다각형 타일을 붙이는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단계가 전체 공정 중 가장 고난도 작업이었습니다. 각각의 타일은 형태와 크기가 모두 달랐고,
구형이라는 이중 곡면 위에 틈새 없이 정밀하게 맞춰야 했습니다.
평면도 아닌 곡면에서의 타일 시공은 일반적인 타일 작업과 차원이 다른 수준의 기술을 요구합니다.
타일 한 장 한 장의 위치와 각도를 수작업으로 조정하며 전체 패턴의 균형을 유지하는 이 과정은,
작업자들에게 극도의 집중력과 체력을 요구하는 장기전이었습니다.
메탈아트(주)는 이처럼 일반적인 제작사가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초대형 곡면 구조물의
거푸집 설계·제작부터 현장 조립, 마감 시공까지 전 공정을 직접 수행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작품 설명
올라퍼 엘리아슨과 공공미술의 만남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은 덴마크-아이슬란드 출신의 세계적인 현대 미술가로, 자연 현상, 빛, 물, 기후 변화 등 과학적·환경적 원리를 예술로 승화시키는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그의 작업은 관객의 감각과 인식을 적극적으로 자극하며, 단순한 관람을 넘어 체험과 성찰을 유도합니다.
특히 공공조형물과 공공미술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이며, 도시와 자연이 어우러진 공간을 재해석하는 데 주력해왔습니다.
숨결의 지구(Breathing Earth Sphere, 2024)는 전라남도 신안군 도초도의 도초 수국정원에 자리한 그의 대표적인 영구 공공조형물입니다.
신안 아트 아일랜드 프로젝트의 첫 번째 작품으로, 도초도의 화산 지형과 생태를 바탕으로 자연과 인간의 연결성을 탐구합니다.
이 작품은 지면에 3/4 정도 묻힌 구형 구조물로, 관객이 직접 들어가 체험하는 몰입형 공공미술입니다.
작품의 구조와 체험
직경 약 8m(일부 자료 10m 규모)의 구형 공간은 어두운 동굴 같은 입구를 통해 진입합니다.
내부는 벽·천장·바닥의 구분이 없는 완전한 구(球) 형태로, 전통적인 공간 감각을 해체합니다.
약 1,200장의 용암석(라바 스톤) 타일이 정교하게 마감되어 있으며,
하단의 붉은색에서 상단의 녹색·청록색으로 이어지는 그라데이션은 대지의 에너지와 생명의 싹틈을 상징합니다.
“모서리도 없고, 수평선도, 한계도 없다. 벽, 천장, 바닥도 없다”는 엘리아슨의 설명처럼,
방문객은 지구 내부에 머무르는 듯한 ‘현재에 대한 존재감’과 명상적 체험을 합니다.
상부의 기하학적 돔 구조물은 자연광을 유입시켜 내부를 은은하게 비추며, 소리의 울림과 함께 다감각적 경험을 완성합니다.
환경과 공공미술의 메시지
숨결의 지구는 단순한 조형물을 넘어 지구의 ‘숨결’을 느끼게 하는 작품입니다. 화산섬 도초도의 지질을 용암석 타일로 직접 반영하며, 붉은색(대지)과 녹색(생명)의 색상 전환을 통해 토양의 에너지와 식물의 생명력을 직관적으로 전달합니다.
이는 기후 변화와 환경 보호에 대한 엘리아슨의 지속적인 관심을 반영한 것입니다.
이 공공조형물은 지역 주민과 방문객 누구나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설계되었습니다. 나무가 우거진 언덕길을 따라 올라가 한국 특유의 느릅나무(한국에서 공공 모임의 상징) 아래 벤치에 앉아 주변 경관을 조망한 후 작품으로 들어가는 동선은, 자연과의 조화로운 공존을 강조합니다. 신안군의 넓은 군도와 갯벌이라는 자연 환경 속에서 예술이 지역을 활성화하고, 공동체의 성찰을 돕는 공공미술의 모범 사례입니다.
영구적인 유산으로서의 가치
숨결의 지구는 제작부터 설치까지 6년의 긴 여정을 거쳐 완성된 영구 설치 작품으로, 엘리아슨 스튜디오의 철학적·기술적 깊이를 보여줍니다.
금속 프레임과 용암석 타일의 정교한 결합은 현대 공공조형물의 기술적 가능성을 확장하며, 관객 중심의 체험 디자인을 통해 미술이 일상과 환경 인식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합니다.
이 작품은 신안군이 추진하는 아트 아일랜드 프로젝트의 시작점으로, 예술을 통해 지역의 자연·문화·역사를 재조명하고 미래 세대에게 환경에 대한 책임감을 전합니다. 방문객은 작품 속에서 지구의 숨결을 느끼며, 자연과의 공생과 지속 가능한 삶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