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흉물' 오명 벗는다… 공공조형물 시장, '심의·안전·사후관리' 중심 대전환
- 5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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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지자체, 한시적 위원회 대신 '상시 심의위' 구축… 관리 조례 잇따라 개정
- 인천시 공공조형물 613곳 전수조사 등 사후 관리 칼 빼든 지자체들
- 최근 미술작품 심의 키워드는 '안전성과 오염 방지'… '배수·눈부심·유지관리' 미비 시 조건부 부결
그동안 전국 도심 곳곳에서 무분별하게 세워지며 '예산 낭비' 혹은 '시각 공해'라는 비판을 받아온 공공조형물 및 건축물 미술작품 시장이 거대한 패러다임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과거 화려한 외형이나 예술성만을 따지던 경향에서 벗어나, 주변 공간과의 조화, 철저한 안전 검증, 그리고 장기적인 사후 관리 가능 여부가 사업 성패를 가르는 핵심 잣대로 부상했습니다.
◇ '만들긴 어렵고 철저 고증, 없어지긴 한순간'… 지자체 조례 개정으로 대못 박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각 지자체의 행정 지침 체질 개선입니다. 경기도 부천시의 경우, 최근 '공공조형물의 건립 및 관리 등에 관한 조례'를 일부 개정하며 공공조형물 심의위원회를 기존 '한시적 운영'에서 '상시 위원회' 체제로 정비했습니다. 사업이 있을 때만 임의로 위원을 위촉해 서면으로 대강 넘어가던 부실 심의 관행을 뿌리 뽑고, 상시 위원회를 통해 조형물의 역사적 가치와 철거·이전 기준까지 책임감 있게 아카이빙하겠다는 취지입니다.
경기도 역시 조례 시행규칙을 개정하여, 건축물 미술작품 설치 확인 신청 시 '기초 시공 등 중간 제작 과정 사진'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시공 투명성을 대폭 높였습니다.
◇ "관리는 뒷전" 옛말… 대대적인 전수조사로 사후 관리 의무화
이미 설치된 조형물에 대한 사후 관리 체계도 깐깐해졌습니다. 인천광역시는 최근 시 산하 10개 군·구와 공공기관이 관리 중인 상징조형물, 환경시설물 등 총 613곳의 공공조형물에 대해 대대적인 실태 조사를 완료했습니다. 무분별한 난립으로 도시 경관을 해치는 적치물은 정비하고, 훼손된 조형물은 원상복구 명령을 내리는 등 전수조사를 통한 체계적인 유지·관리 가이드라인을 정립하고 나섰습니다.
문화예술진흥법에 따라 연면적 1만$m^2$ 이상 건축물에 의무 설치되는 건축물 미술작품 역시 지자체 문화예술과 주관으로 매년 1회 이상 정기조사를 의무화하여 관리 대장에 기록하도록 강제하고 있습니다.

◇ "어린이가 올라타면 위험, 비 오면 물 고여"… 예리해진 심의 잣대
이 같은 흐름은 실제 현장 심의 결과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서울시가 최근 개최한 '미술작품심의위원회'심의 결과를 살펴보면 위원회가 예술성 못지않게 '안전'과 '오염 방지'를 얼마나 혹독하게 검증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당시 상정된 공공미술 작품 중 조형성과 연출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한 수면 조형물은 "우천 시 내부에 물이 고일 수 있는 구조"라는 지적을 받아 구체적인 배수 타공 도면을 제출하는 조건으로 겨우 통과되었습니다. 또 다른 대형 조형물(홍학 형상) 역시 "어린이가 조형물에 올라타거나 매달릴 수 있는 구조적 특성이 있어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지적과 함께 안전 안내판 설치 및 보완 조치가 요구됐습니다.
이외에도 위원회는 소재에 따른 반사광 눈부심 문제, 향후 매연이나 비바람으로 인한 오염 및 유지 관리 부담 등을 이유로 조건부 승인이나 보완 조치를 연이어 내렸습니다.

◇ 디자인 기획 단계부터 'Art-Care(사후 관리)' 고려해야 살아남는다
전문가들은 공공 조형물 및 미술작품 시장의 이 같은 변화를 '공공 공간의 질적 성장'으로 분석합니다. 단순히 낙찰만을 목적으로 시각적 화려함만 내세우는 설계는 더 이상 까다로워진 심의의 문턱을 넘을 수 없다는 뜻입니다.
한 미술작품 심의위원은 "공공 공간에 설치되는 조형물은 미술관 내부 작품과 다르다"라며, "기획 및 디자인 단계부터 ▲주변 경관과의 시각적 조화성, ▲소재의 내구성과 배수 등 오염 방지 설계, ▲주민 체감형 안전 구조 설계 등 3박자가 완벽히 들어맞아야만 최종 통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