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감사의 정원' 상징조형물 준공, 논란 속 문 열다
- 5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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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정원' 상징조형물 개요
서울시가 한국전쟁 참전국을 기리기 위해 조성한 상징조형물 '감사의 정원'이 2026년 5월 12일 오전 10시 광화문광장에서 준공식을 갖고 시민들에게 공개됐다.
지상부에는 높이 6.25m의 석재 조형물 23개가 설치됐으며, '감사의 빛 23'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23개 상징조형물은 대한민국을 포함한 6·25전쟁 참전 23개국을 각각 상징하며, 참전 순서에 따라 남쪽부터 북쪽 방향으로 배치됐다. 가장 북쪽에는 한국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놓였다.
조형물의 형태는 군 의장대의 '받들어총' 자세에서 영감을 얻은 ㄴ자 모양 검은 화강암 기둥이며, 조명으로 100m 상공까지 빛 기둥을 쏘아 올리는 연출이 포함됐다.
석재 일부는 참전국들이 기증한 돌을 활용했으나, 현재 네덜란드·인도·그리스·벨기에·룩셈부르크·노르웨이·독일 등 7개국의 석재만 반영됐다. 지하에는 미디어 체험 공간 '프리덤 홀'이 조성됐으며, 4개의 미디어 시설과 13개의 참여형 콘텐츠가 운영된다.
야간에는 매일 오후 8~11시(동절기 오후 7~10시)에 23개 조형물에서 빛이 쏘아 올려지며 30분 간격으로 10분씩 하루 6회 운영된다.
사업 경위와 예산
총 사업비는 2024~2025년에 집행된 47억 8,000만 원과 2026년 책정된 158억 4,000만 원을 합해
총 206억 원이 사용됐다.
당초 서울시는 2024년 광화문광장에 100m 높이 대형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하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국가주의적 발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감사의 정원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22개 참전국의 석재를 기증받아 상징조형물에 활용하려 했으나, 준공 시점 기준으로 7개국만 석재를 전달했다. 미국·스웨덴·호주 3개국은 기증 의사를 밝혔으나 준공 전 기증은 무산됐고,
나머지 12개국은 자국 사정을 이유로 기증을 거부했다.
행정절차 위반과 공사 중지
국토교통부는 2026년 3월 3일, 감사의 정원 조성이 국토계획법상 도시관리계획 변경과 실시계획 인가, 개발행위 허가 등 필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확정하고 서울시에 공사 중지를 명령했다.
서울시는 "지방자치단체 고유 권한을 인정하지 않은 처분"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공정이 60% 정도 됐고 시의회에서 통과돼 예산도 받아서 하는 것인데, 난데없이 국토부에서 절차를 빼먹었다며 공사 중지를 명령하는 것도 정치적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이후 서울시는 국토부가 지적한 도시계획시설 실시계획 변경과 고시 절차를 4월 18일까지 모두 마쳤고, 공사는 4월 22일 재개됐다.
찬성 측 입장
준공식에서 6·25참전유공자회 서울시지부 류재식 대표는 "우리나라가 전쟁 당시 위기에 처했을 때 전투병과 의무병을 파견해준 참전국들의 희생과 헌신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6·25 참전유공자 김광수 씨는 "특별한 날에만 유공자를 기억하는 게 아니라 평소에도 시민들이 한 번쯤 떠올려줬으면 했다.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광화문광장에 이런 공간이 생겼으니 참전용사를 기억하는 계기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한프랑스대사 필립 베르투는 준공식 축사에서 이 상징조형물이 "자유를 위해 함께 흘린 피로 맺어진 양국의 동반자 관계가 얼마나 굳건한지 보여주는 상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연간 2,700만 명이 찾는 광화문광장에 참전국을 향한 감사의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국제적 연대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대 측 입장
이재명 정부 국무총리 김민석은 "광화문이 문화 국가 대한민국의 미래 상징"이라며, "세종대왕과 이순신을 모신 공간에 받들어총 모양의 상징조형물을 설치하는 것에 대해 국민이 이해할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한글문화연대 이건범 대표는 준공식 당일 현장에서 "대한민국의 국가 상징 공간인 광화문광장에 문화의 상징이 아닌 전쟁의 상징 '받들어총'을 23개나 세우는 것이 무슨 의도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용산 전쟁기념관이 가까운 거리에 이미 조성되어 있음에도 중복해서 시설을 세운 것이 예산 낭비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한글문화연대가 2025년 11월 서울시민 5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휴대전화 온라인 패널, 95% 신뢰수준, 표본오차 ±4.37%)에서는 응답자의 60.9%가 감사의 정원 설치에 반대했다.
향후 존치 여부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들은 조형물 철거 또는 전쟁기념관으로의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윤희숙도 "광화문광장은 추모 공간으로 어울리지 않는다"며 백지화를 예고했다.
사업 백지화 시에는 이미 집행된 예산으로 인해 대규모 매몰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준공식이 열린 5월 12일은 6·3 지방선거를 3주 앞둔 시점으로, 감사의 정원은 완공 이후에도 정치적 논쟁의 중심으로 남을 전망이다.








